8.8의 지진이 발생하여 거대한 쓰나미가 일본을 강타했습니다. 방송으로 중계된 화면 속의 쓰나미는 공포와 전율 그 자체였습니다. 시커멓게 밀려오는 파도에 마을 전체가 순식간에 쑥대밭이 되었습니다. 수백 대의 자동차들이 마치 장난감처럼 물에 둥둥 떠내려가고 물 빠진 해안에 배들이 밀려와 쳐 박혔습니다. 공항이 물바다가 되고 원자력발전소가 폭발하고 제철공장에 대형 화제가 발생했습니다. 쓰나미에 폐허가 된 지역뿐만 아니라 일본 전역이 지진으로 진동하고 사람들은 극단적 공포에 휩싸였습니다. 도무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을지는 생각하기도 두렵습니다. 재산의 피해는 어느 정도일지 폐허들을 복구하는데 얼마나 많은 돈과 고통과 시간이 필요할 지 이 재난이 향후 세계 경제에 끼칠 부정적 영향 등은 어떨지 예측을 불허합니다. 무엇보다 오늘 일본의 비극적 재난이 가장 가까운 곳에 위치한 우리에게 결코 ‘강 건너 불구경’일 수 없기에 그 두려움과 부담은 더합니다. 오늘 제 메일에 들어온 여러 개의 스팸 메일 중에는 재난관련 설교를 위한 각종 예화 및 자료들을 제공하는 것도 있더군요. 매주 토요일마다 주일설교를 위해 골머리를 썩는 설교자들에게 무척 고마운 일(?)이겠어요. 아마도 내일 전세계의 모든 교회에서 일본의 대재앙이 공통된 설교내용이 될 것 같습니다. 아마도 많은 목회자들이 일본의 우상숭배가 이런 엄청난 재난을 초래했다고 질타하겠지요. 인간의 오만에 대한 신의 진노라고 풀이하는 목회자도 있겠지요. 환경에 대한 인간의 무책임을 지적하며 환경운동에 대한 기독인들의 관심과 책임을 촉구하는 설교도 많을 것입니다. 물론 이런 메시지가 선포되어야 합니다. 일본은 회개해야 하며 자연의 거대한 위력 앞에 인간은 겸손을 회복해야 합니다. 자연과 환경에 대한 관심과 책임도 일깨워야 합니다. 동시에 우리가 해야 할 일이 있을 것 같습니다. 이 재난에 대한 신학적 토론과 신앙적 반성 보다 먼저 해야 할 일입니다. 어려움에 처한 일본인들을 위해 하나님께 중보의 기도를 올리는 것입니다. 이 엄청난 재난 앞에 망연자실해 있을 저들에게 하나님의 위로와 도움이 함께 하길 말입니다. 동시에 전세계의 모든 사람들 특히 기독인들이 이 문제에 관심을 갖고 최선을 다해 도울 수 있도록 하늘에 빌어야 합니다. 그리고 우리가 할 수 있는 작은 도움이나마 구체적으로 용감하게 실천하는 것입니다. 지금은 무조건 기도하고 위로하며 도울 때입니다. 일본을 위해 그리고 우리 자신을 위해 말입니다. 배덕만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