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단상

2013.04.21. 정녕 우월한 종교

주사랑교회 0 1,605

정녕 우월한 종교 『위도 10도』라는 책을 읽고 있습니다. ‘위도 10도’는 기독교와 이슬람이 물리적 충돌을 벌이는 대표적 지역입니다. 이 지역을 미국의 한 여기자가 10년 동안 취재한 후 종교로 인한 비극적 현실을 생생하게 고발하고 있습니다. 나이지리아 수단 소말리아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그리고 필리핀까지 위도 10도상에 존재하는 종교분쟁지역의 참담한 현실을 그녀의 눈을 통해 읽으면서 제 마음도 참담해졌습니다. 그곳 사람들은 천국을 꿈꾸며 종교를 위해 목숨까지 바칩니다. 하지만 제 눈에 그들의 삶은 그 종교 때문에 지옥입니다.     아프리카의 경우 먼저 기독교가 전파되었지만 후에 이슬람이 이 지역을 정복하면서 교세가 역전되었습니다. 하지만 근대에 서유럽의 식민지로 전락하면서 종교적 갈등 위에 정치적 문제까지 혼합되면서 이 지역의 삶은 깊은 수렁에 빠졌습니다. 민족 정치 종교가 기묘한 화학작용을 일으키면서 동족끼리 종교의 이름으로 살육을 벌이는 기막힌 상황이 초래된 것입니다. 무슬림들은 기독교인들의 공격적 선교활동을 민족과 문화에 대한 침탈행위로 규정하고 잔인하게 박해합니다. 기독교인들은 이슬람의 확산을 저지하고 자신들의 종교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걸고 투쟁합니다.     인류의 구원을 설파하는 종교가 정작 인류의 죽음을 부추기는 현실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요? 물론 우리나라가 위도10도에 위치하지 않고 그 지역과 같은 수준의 종교적 갈등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이런 이야기에 공감하긴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오늘날 한국교회 안에서도 타자들을 향한 배타적·폭력적 언어를 빈번히 목격합니다. 사랑과 용서를 말하지만 교회 안에서 분열과 갈등이 존재합니다. 평화와 상생을 설교하지만 성도 간에 고소와 고발이 무성합니다. 교인들 사이에 특정지역 출신들을 배척하고 정치적·신학적 입장차를 극복하지 못합니다. 우리 안에 존재하는 또 다른 ‘위도10도’입니다.       저는 오랫동안 기독교가 타종교들보다 우월한 종교라고 생각했습니다. 지금도 많은 기독교인들이 그렇게 믿고 있습니다. 하지만 요즘에는 무조건 기독교가 타종교보다 우월하거나 모든 기독교가 항상 옳은 것이 아님을 절감합니다. 예수님의 말씀대로 사랑 용서 화해 평화를 전하고 실천하는 기독교는 정말 훌륭한 종교입니다. 하지만 성경의 이름으로 차별 억압 폭력 전쟁을 정당화하는 기독교는 타락한 종교입니다. 주님은 자발적으로 십자가에 달리심으로써 선으로 악을 이기셨고 이 땅을 구원하셨습니다. 그 말씀에 순종하는 기독교가 정녕 우월한 종교일 것입니다. “화평케 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 저희가 하나님의 아들이라 일컬음을 받을 것임이요”(마5:9). 주님의 말씀입니다.                                                    배덕만 목사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 카카오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밴드로 보내기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