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 나의 친구 어릴 때는 정말 친구들이 많았습니다. 학교에서 같은 반 아이들은 모두 친구였습니다. 동네에도 집집마다 친구들이 있었습니다. 처음 만났지만 나이나 학년이 같으면 그 자리에서 친구가 되었습니다. 잘살고 못사는 것 공부를 잘하고 못하는 것이 친구가 되는 것과 아무런 상관이 없었습니다. 즉시 말을 놓고 금방 친구가 되어 함께 놀았습니다. 늘 욕하고 싸웠지만 금방 화해하고 정신없이 놀았습니다. 하지만 어느 새인가 주변에서 친구들이 사라졌습니다. 함께 놀던 친구들은 뿔뿔이 흩어졌습니다. 졸업 후에 한 번도 얼굴을 본 적이 없는 친구들이 대부분입니다. 친했던 친구들도 사방에 떨어져 살기 때문에 좀처럼 만나기 어렵습니다. 대학을 졸업한 후에는 새로 친구를 사귀기도 어려웠습니다. 새로 사귄 사람들은 많지만 정작 나이가 비슷해도 쉽게 말을 놓지 못하고 친구가 되지 못합니다. 깍듯하게 예의를 지키고 적절한 거리를 유지합니다. 사람들에 둘러싸여 살지만 문득 외로울 때가 있습니다. 친구의 부재 때문에 겪는 고독입니다. 직함이나 “님”자를 붙이지 않고 내 이름을 편하게 불러줄 사람은 친구 밖에 없습니다. 악의 없이 내 이름 뒤에 “새()끼”나 “자식”을 자연스럽게 붙일 수 있는 사람도 친구 밖에 없습니다. 우리가 긴장을 풀고 앉아서 자연스럽게 육두문자를 섞어가며 헛소리 잡소리 쌍소리를 마음껏 할 수 있는 사람도 친구 밖에 없습니다. 헐! 그런데 예수님이 우리를 친구라고 하시네요. “이제부터는 너희를 종이라 하지 아니하리니 종은 주인이 하는 것을 알지 못함이라. 너희를 친구라 하였노니 내가 내 아버지께 들은 것을 다 너희에게 알게 하였음이라”(요15:15). 옛 친구들이 모두 떠난 자리에 예수님은 여전히 친구로 계시네요. 우리의 나이 계급 재산 직업과 상관없이 예수님은 오늘도 우리에게 달려와 친구가 되어주시네요. 하나님께 들은 그 짜릿한 비밀을 거침없이 털어놓으시면서 말이죠. 아 좋다. 내 친구 예수. 배덕만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