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단상

2013.03.10. 아 한국교회여 사순절이여

주사랑교회 0 1,604

아 한국교회여 사순절이여      얼마 전에 한국교회의 세습 문제에 대한 논문을 하나 썼습니다. 덕택에 한국교회의 세습현황을 좀 더 깊이 들여다 볼 수 있었습니다. 이미 한국교회에서 세습은 유행을 넘어 문화가 되었더군요. 이 문제는 교회 담장을 넘어 사회적 이슈로 확장되었습니다. 북한정권 대기업 그리고 무당이나 하던 짓을 교회가 자랑스럽게 따라하는 모습은 정말 목불인견입니다. 교회세습의 정당성을 주장하는 당사자들의 궤변은 정말 역겨워서 멀쩡한 정신으로 끝까지 듣기 힘들었습니다.     북한은 자신을 민주공화국으로 규정합니다. 하지만 김씨 집안이 권력을 독점·세습합니다. 공화국이 아니라 왕국인 것입니다. 그래서 세계가 그들을 욕하며 그 비판은 정당합니다. 오늘날 대기업들은 주식회사입니다. 직원들의 노동과 주주들의 투자를 바탕으로 운영되는 회사들입니다. 하지만 특정집안이 사유재산처럼 경영권을 세습합니다. 웃기는 이야기입니다. 한국에서 무당이 되고 싶어 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피할 수 없는 운명이라고 믿기 때문에 눈물 속에 방울을 넘겨줄 뿐입니다. 그런 기만적 관행을 교회가 답습하고 있습니다. 기만적인 북한정권 역겨운 대기업 불쌍한 무당의 뒤를 말입니다.         시골에서 20년 넘게 목회한 후 은퇴한 목사님이 계십니다. 그분은 목사 자식들이 교회에서 설치면 안 된다고 다른 교회로 보냈습니다. 장로들이 세속적 관점에서 목회에 간섭하면 바로 사표를 내셨습니다. 덕택에 가족들은 수도 없이 이삿짐을 싸야 했습니다. 후에 목사님은 사모님께 “자네가 미용기술이라도 있었으면 내가 좀 더 소신 있게 목회했을 텐데. 많이 타협했네.”라고 탄식하셨습니다. 어느 날 대학생 아들이 집에 들렀을 때 목사님은 아들 머리에 손을 얹고 기도하다 통곡하셨습니다. 대학 간 아들에게 등록금은커녕 용돈 한번 주지 못한 것이 미안해서 말입니다. 그 목사님은 제 친구 아버지십니다.     하나님은 당신의 독생자에게 천국의 부귀영화 대신 십자가 위의 수치와 죽음을 명하셨습니다.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자기를 부인하고 십자가를 지라고” 명하셨습니다. 베드로는 그물과 배를 버렸고 바울은 세상의 권세와 지식을 포기했습니다. 제 친구 아버지는 가족을 고생시켰습니다. 사순절을 통과하고 있습니다. 주님께서 세상을 구원하기 위해 십자가를 향해 돌진하는 40일의 숭고한 여정입니다. 이 기간이 끝나기 전 한국교회가 한번만이라도 두 눈 부릅뜨고 십자가를 바라볼 수 있길 바랍니다. 아 한국교회여 사순절이여…                                                      배덕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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