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단상

2013.02.17. 도시락 뚜껑을 여는 아이

주사랑교회 0 1,568

도시락 뚜껑을 여는 아이 지난 설 동안 한 아파트에 살던 이웃끼리 “층간소음” 때문에 칼부림이 있었습니다. 형제 두 사람이 목숨을 잃었고 용의자는 현재 도피 중입니다. 두 집안이 하루아침에 그야말로 쑥대밭이 되었습니다. 그런 일이 용서할 수 없는 원한이 아니라 명절 동안 아이들이 시끄럽게 떠든 것 때문에 벌어졌다는 사실에 그저 기가 막힐 뿐입니다. 물론 “얼마나 짜증나고 화가 났으면 그랬을까?”하는 생각도 해보지만 그런 일 때문에 사람 목숨을 해쳤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사실 이런 극단적 비극이 더 이상 우리 삶의 예외적 현상이 아닙니다. 사회가 과도하게 경쟁적이 되고 생존을 위해 하루하루 치열하게 살면서 우리는 점점 더 이기적이 됩니다. 손해는 참을 수 없고 패배는 상상도 할 수 없습니다. 내가 하는 것은 로맨스고 남이 하는 것은 스캔들입니다. 이런 현상은 아이들부터 어른까지 일관되게 나타납니다. 배움의 정도나 종교의 유무와도 별로 관계가 없습니다. 모두가 자기 밥그릇에 눈이 멀어 있는 것 같습니다.     예수께서 광야에서 말씀을 전하셨습니다. 식사시간이 되었으나 먹을 것이 부족했습니다.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해법을 물었습니다. 제자들은 경쟁하듯 현실적인 답들을 쏟아놓았습니다. 그때 한 어린이가 자신의 도시락을 예수께 가져왔습니다. 자기 밥그릇을 이웃과 나누기 위해서 말입니다. 그 순간 주께서 오병이어를 들고 기도하셨습니다. 그리고 기적이 일어났습니다. 5천명이 넘는 사람들이 포식하고 열두 광주리나 남았습니다. 작은 소음도 참지 못할 때 세상은 지옥이 됩니다. 하지만 작은 도시락 하나를 이웃과 나눌 때 세상은 천국이 됩니다.     어제 우리교회에 아이가 태어났습니다. 새 생명의 탄생은 언제나 축복입니다.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신 귀한 선물입니다. 하지만 아이를 키우는 것은 우리의 몫입니다. 그렇다면 이 아이를 어떻게 키워야 할까요? 주님은 우리 아이들이 어떻게 자라길 기대하실까요? 예수님은 신속하고 정확하게 밥값을 계산한 똑똑한 제자보다 자기 도시락을 아낌없이 내놓은 순진한 아이를 주목하셨습니다. 다시 한 번 기적은 탁월한 지능이 아니라 따뜻한 마음에서 비롯되었습니다. 결국 어떻게 우리가 이 아이를 키워야 할지에 대한 답은 자명해집니다.                                                  배덕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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