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단상

2013.10.20. 맹인들의 천국?

주사랑교회 0 1,385
맹인들의 천국?

미국 미시건 주 최대 도시 디트로이트 시가 지난 7월 18일에 파산했습니다. 디트로이트 시는 한때 미국에서 4번째로 인구가 많았고, 1인당 소득이 가장 높았던 도시입니다. 미국 자동차 산업의 중심지로서, GM. 포드, 크라이슬러 같은 세계적 자동차회사들이 미국 경제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며 번영을 누렸던 곳입니다. 하지만 1960년대부터 자동차 공장들이 해외로 이전되면서 활력을 잃기 시작했고, 1950년에 180만이었던 인구가 현재는 70만으로 줄었습니다. 시 전체 가로등의 40% 이상이 현재 불이 들어오지 않고, 시내 78000개 건물이 폐허로 남아 있으며, 범죄율이 미국에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문맹자 비율이 47%이며, 25~34세 주민중 대졸자 비율이 1%라고 합니다. 그야 말로 완전히 망했습니다.
그러면, 왜 이 도시가 파산할 수밖에 없었을까요? 몇 가지 이유를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먼저,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1960년대부터 공장들이 해외로 이전하면서, 자연스럽게 일자리가 줄어든 것입니다. 일자리가 줄면서 사람들이 도시를 떠났고, 인구가 줄면서 도시의 산업은 더욱 위축된 것입니다. 둘째, 언론은 2008년 금융위기 때, 빅3 노조가 회사의 구조조정에 동의하지 않았던 것이 주요 원인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이런 주장에 별로 동의하지 않습니다. 보다 결정적인 세 번째 이유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즉, 전임 시장이 20년 동안 족벌정치를 벌이며 시의 재정을 탕진했고, 후임시장도 시의 재정을 횡령하면서 몰락하는 시에 결정타를 날렸답니다. 결국, 산업위축과 인구감소로 시 전체가 생존위기에 처했을 때,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할 지도자들이 사적 이익을 탐닉하며 타락한 것입니다.
시대의 변화와 함께 산업의 중심축이 이동하는 것은 불가피합니다. 아무리 탁월한 경제학자와 기업인도 미래의 변화를 정확히 예측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그런 거대한 변화 속에서 모든 기업과 도시가 파산하는 것은 아닙니다. 지도자의 헌신과 현명한 지도력을 통해, 절체절명의 위기를 극복한 예가 수없이 많기 때문입니다. 분명히 시대의 변화와 구조적 변동은 개인이 극복할 수 없는 거대한 위기입니다. 하지만, 그런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하며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 온 것이 바로 인간입니다. 동시에, 개인적 욕망에 사로잡혀 권력을 남용한 지도자들 때문에 멀쩡한 조직들이 “콩가루”가 된 경우도 비일비재합니다. 그래서 정의롭고 유능한 지도자를 만나는 것은 민족적 축복이지만, 무능하고 부패한 지도자는 역사적 재앙입니다. 예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맹인이 맹인을 인도하면 둘이 다 구덩이에 빠지리라”(마15:14). 요즘, 국회와 청와대에서 들려오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디트로이트의 참상과 성경의 말씀이 예사롭게 보이지 않습니다. 국회와 청와대가 ‘맹인들의 천국’이 되지 않도록, 우리가 눈을 크게 떠야 할 때입니다.
배덕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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