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단상

2013.09.29. 평범하지만 결코 평범하지 않은…

주사랑교회 0 1,279

평범하지만 결코 평범하지 않은…

주일학교에 다닐 때, 멋진 전도사님을 만났습니다. 사실, 그분은 키가 크지 않았고, 눈이 작았습니다. 어깨는 구부정했고, 말은 느렸습니다. 그런데 저는 그 전도사님이 참 멋있고, 부러웠습니다. 무엇보다 그분은 음악에 뛰어난 재능이 있으셨습니다. 기타와 피아노를 매우 잘 치셨고, 노래도 너무 잘 하셨습니다. 하지만 저를 가장 매혹시켰던 것은 전도사님의 황홀한 미소였습니다. 우리를 보고 웃으시면, 작은 눈이 더욱 작아져서 보이지 않고, 얼굴은 온통 주름투성이였지만, 그렇게 평안하고 행복해 보일 수가 없었습니다. 당시 저는 어렸지만, 그 미소가 너무 멋있고 부러워서 오랫동안 하나님께 기도했습니다. “하나님, 제게도 저렇게 멋진 미소를 주세요.”
고등학교에 들어가서 좋은 친구를 한명 사귀었습니다. 그 녀석은 수학을 매우 잘해서, 결국 고등학교 수학선생님이 되었습니다. 수학성적이 나빴던 저는 늘 녀석의 뛰어난 수학실력을 부러워했습니다. 하지만 제가 그 친구에게 정말 열등감을 느꼈던 것은 따로 있었습니다. 그것은 타인에 대한 그의 깊은 관심과 세심한 배려였습니다. 그는 친구들의 헤어스타일이나 옷의 변화를 귀신 같이 알아채고, 꼭 한마디를 건넸습니다. 또 친구들의 고민과 문제를 눈치 채고, 어떻게 해서든 도와주려고 애를 썼습니다. 남에게 관심이 별로 없던 저는 녀석의 그런 모습이 지나치다고 생각하면서도, 감탄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또 기도했습니다. “하나님, 저도 재욱이를 닮고 싶습니다.”
유학시절에, 한 목사님을 만났습니다. 미국에서 맞은 첫 번째 추수감사절에 한국유학생 가족 전체를 그 목사님이 자기 집으로 초대하여, 맛있는 음식을 풍성하게 대접해 주셨습니다. 나중에 알았습니다. 그 목사님은 수년 째 추수감사절마다 한국유학생들을 초대해서 대접하고 있다는 것을 말입니다. 넉넉하지 않은 살림살이에도, 이 날을 위해 목사님과 사모님은 1년 동안 저금을 하고, 며칠 동안 음식을 준비하십니다.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후배 유학생들에게 작은 도움이라도 주고 싶어서, 자비로 그런 일을 하시는 겁니다. 저는 큰 은혜와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러면서 또 기도했습니다. “주님, 저도 저런 목사가 되게 해주세요.”
살아오면서 귀하고 멋진 분들을 참 많이 만났습니다. 그리고 오랫동안 기억할 아름다운 추억과 평생 마음에 새길 소중한 교훈도 얻었습니다. 그때는 잘 몰랐지만 이제와 생각해 보니, 그 사람들은 주님이 보내신 천사들이었습니다. 그들의 멋진 모습은 주님의 놀라운 교훈이었고, 제가 드린 기도는 주님이 주신 거룩한 비전이었습니다. 그 천사들 덕택에, 저는 주님의 형상을 보았고, 그 은혜 때문에, 주님의 뜻을 읽을 수 있었으며, 그 비전을 통해, 주님의 세상을 꿈꾸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주님은 제가 지나온 시간과 공간을 통해, 그렇게 저를 당신의 사람으로 양육하셨습니다. 엄청난 사건과 대단한 인물이 아니라, 작은 일과 평범한 사람을 통해 얻은 소중한 축복입니다. 그래서 우리의 삶은 은혜이며, 곁의 사람들은 축복인가 봅니다. “손님 대접하기를 잊지 말라. 이로써 부지중에 천사들을 대접한 이들도 있었느니라”(히13:2).
배덕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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