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단상

2014.01.19. 아버지 이름이 거룩히 여김을 받으시오며

주사랑교회 0 2,570

아버지 이름이 거룩히 여김을 받으시오며

대학졸업을 앞둔 어느 날, 평소 좋아했던 한 선배를 캠퍼스에서 만났습니다. 졸업을 축하하면서, 선배가 말했습니다. “덕만아, 졸업 후에는 너의 의사와 상관없이 네가 이 학교졸업생이란 사실이 늘 꼬리처럼 따라 다닐 거야. 네가 잘하면, ‘역시 ?출신은 남달라!’ 라고 칭찬을 듣고, 네가 잘못하면 ‘? 대학도 이제 다 됐구먼. 개나 소나 다 들어간 걸 보면 말이야”라는 비난을 들을 거야. 이제 이 학교의 명성은 너의 어깨에 달렸어. 그러니, 잘해라.” 선배의 말을 들었을 때, 처음에는 “나이 차이도 얼마 안 나는 주제에, 웬 교장선생님 훈화말씀!”하고 속으로 비웃었습니다. 또 “나 같은 평범한 인간에게 그런 엄청난 책임을 지우다니, 제정신이야?”라며 빈정거렸습니다. 하지만 세월이 지나면서, 그의 말이 사실임을 몸으로 실감했습니다.
우리의 신앙생활도 크게 다르지 않음을 깨달았습니다. 주님의 기도는 “아버지여, 이름이 거룩히 여김을 받으시오며”라고 시작합니다. 즉, 제자들의 요청으로 주께서 기도를 가르치실 때, 그 첫 번째 내용이 하나님의 이름이 거룩히 여김을 받는 것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신학자들에 따라, 이 부분을 하나님에 대한 찬양으로 해석하거나 탄원으로 풀이합니다. 하지만 저는 글의 형식보다, 이 구절이 기도에 포함된 이유와 목적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이 기도를 드려야 할까요? 이 기도를 드릴 때마다, 우리 마음에 어떤 소원을 품어야 할까요? 저는 이 기도를 드릴 때마다, 하나님의 이름이 거룩히 여김을 받아야 하며, 동시에 그 거룩한 일이 바로 우리에게 달렸다는 사실을 우리가 기억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거룩”의 문자적 의미가 구별된다는 것이라면, 하나님의 이름은 세상의 다른 이름들과 구별되어 하며, 그분은 자신의 가치에 합당한 대접을 받아야 마땅합니다. 동시에, 하나님의 이름에 대해 그런 구별과 대접을 해야 할 책임은 바로 우리에게 있습니다.
에스겔36:23에 이런 말씀이 있습니다. “여러 나라 가운데서 더럽혀진 이름 곧 너희가 그들 가운데에서 더럽힌 나의 큰 이름을 내가 거룩하게 할지라. 내가 그들의 눈앞에서 너희로 말미암아 나의 거룩함을 나타내리니 내가 여호와인 줄을 여러 나라 사람이 알리라. 주 여호와의 말씀이니라.” 이 말씀에 근거하면, 하나님의 거룩한 이름을 더럽힌 것은 바로 우리요, 그 이름을 회복할 책임도 바로 우리에게 있습니다. 세상 그 어느 때보다, 하나님의 이름이 훼손되고 있습니다. ‘기독->개독->괴독’으로 하나님의 이름이 오염되고 추락하는 중입니다. 하지만 이런 참담한 현실 앞에 분노하고 회개하는 모습들은 쉽게 보이지 않습니다. 서로 비방하고 정죄하는 모습만 보일 뿐, ‘나’ 때문이라며 참회하는 모습은 좀처럼 발견할 수 없습니다. 정녕, “아버지, 이름이 거룩히 여김을 받으시오며”라고 우리 모두가 울면서 기도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 기도가 이 땅에서 이루어지도록, 이 땅의 모든 성도들은 말 대신 삶으로 “아멘”을 외쳐야 합니다. 정녕, 하나님을 하나님으로 대접하면서 말입니다. 하나님의 거룩한 이름, 우리에게 달렸습니다.
배덕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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