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단상

2012-05-19 서두릅시다

주사랑교회 0 1,529

5월은 가족의 달이면서 돈이 많이 드는 달입니다.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 날 심지어 성년의 날까지 우리가 챙겨야 할 날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집니다. 어린이날에는 아이들이 아우성입니다. 놀이동산이라도 데려가야 하고 용돈도 챙겨주어야 하고 외식도 해야 합니다. 어버이날 스승의 날도 다르지 않습니다. 마음이 중요하다고 말하지만 그 마음이 돈으로 표현되지 않으면 재미없습니다. 수입이 괜찮은 사람들에게는 별 문제가 아니겠지만 주머니가 가벼운 분들에게는 당위와 현실 사이에서 적지 않게 심적?경제적으로 부담이 됩니다. 하지만 그런 부담에도 5월은 우리에게 소중한 달입니다. 어느새 공부의 노예가 된 아이들을 그들이 노예도 기계도 아닌 천하보다 귀한 생명임을 새삼스럽게 되새길 수 있는 기회가 되기 때문입니다. 먹고 사는 일에 정신을 빼앗기고 살다보니 마땅히 섬겨야할 어른들에게 사람 도리를 못하고 삽니다. 하지만 5월 덕택에 부모와 스승을 떠올리고 얼굴이라도 한번 뵐 수 있기에 많이 죄송하지만 그래도 체면이 설 기회를 얻습니다. 이미 우리의 바쁜 일상 속에 사람의 도리를 다하며 살기는 불가능해졌습니다. 그럼에도 마지막 남은 인간의 자존심을 살릴 수 있는 기회가 5월에 주어진 것입니다. 바울의 말씀 중에 “세월을 아끼라 때가 악하다”란 것이 있지요. 요즘처럼 세월이 빠르게 지나간 적이 없는 것 같고 요즘처럼 악한 세대도 드문 것 같습니다. 너무 바쁘기 때문에 너무 악하기 때문에 사람이 사람으로 살 수 없게 되었습니다. 부모가 자식을 온전히 사랑하기 어렵습니다. 자식이 부모에게 도리를 다하기도 여간 힘들지 않습니다. 스승과 친구는 말할 것도 없겠지요. 그러나 문득 바쁜 일손을 내려놓고 생각해 봅니다. “내가 이 아이들과 함께 할 시간이 얼마 남았을까? 내가 늙어가는 부모님의 얼굴을 대할 수 있는 때가 언제까지 일까? 나와 스승에게 나와 벗에게 주어진 시간은 얼마일까?”순간 몸에 소름이 돋습니다. 저는 이번 어린이날에도 자식들에게 원망만 들었습니다. 제대로 놀아주지도 못했거든요. 부모님들께도 마찬가지요 스승에 대해선 생각도 못했습니다. 돈은 차치하고라도 마음도 아니 기억조차 없이 시간이 그냥 지나고 말았습니다. 정말 대책이 없습니다. 언제나 사람이 되려는지… 주사랑 가족들이여 정말 우리에게 시간이 없습니다. 우리가 아무리 바쁘고 세상이 아무리 미쳐 돌아가도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것 우리가 무시하지 말아야 할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우리의 자식 부모 스승 그리고 벗을 기억하며 사랑하며 삶을 나누는 것입니다. 삶이 분주할수록 세상이 악할수록 우리가 몸부림치며 지켜야 할 것들입니다. 5일 8일 10일은 지났지만 아직 5월이 다 가지는 않았습니다. 아직 기회는 남았습니다. 서두릅시다.                                                                                                                       배덕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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