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절입니다. 교회에서 가장 소중한 날이지요. 많은 교회들이 이 날을 맞이하기 위해 특별세벽기도회를 금욕적 삶을 그리고 귀중한 헌금을 드렸습니다. 2천 년 전에 있었던 부활의 영광을 오늘에 재현하기 위한 성도들의 소망과 정성이 그 모든 몸짓에 담겨있습니다. 그렇다면 2012년의 부활절이 진정한 부활절이 되기 위해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은 무엇일까요? 오늘 우리가 들어야 할 부활의 복음은 무엇일까요? 요한복음 21장 19-23절에서 우리는 한 가지 단서를 찾을 수 있습니다. 이 말씀은 부활 직후 주님과 제자들과의 만남을 묘사하고 있습니다. 이 본문에 기록된 주님의 말씀이 오늘 우리가 기억해야 할 부활의 메시지라고 생각합니다. 먼저 부활하신 주께서 제자들에게 주신 첫 번째 말씀은 “평강이 있을 지어다”였습니다. 당시 제자들은 “유대인들을 두려워하여 모인 곳의 문을 닫았”습니다. 예수님의 십자가 처형 후 제자들은 공포에 휩싸였습니다. 자신들도 죽을까 두려워 문을 닫고 두려움에 떨고 있었습니다. 그들을 향한 주님의 첫 말씀이 “평강”이었던 것입니다. 오늘 우리의 상황도 다르지 않습니다. 수많은 이유로 우리도 두려움에 떨고 있기 때문입니다. 돈 건강 가족 그리고 교회 때문에 근심과 두려움에 눌려 사는 것이 우리의 실존입니다. 천국에는 눈물과 한숨이 없다는 성경의 기록은 인간의 진정한 소망이 무엇인지 동시에 이 땅의 고통이 무엇인지 상징적으로 말해줍니다. 오늘 우리를 향한 주님의 음성이 뚜렷하게 들리기 바랍니다. “평강이 있을 지어다.” 둘째 기뻐하는 제자들에게 주님은 “성령을 받으라”고 명하셨습니다. 이 말씀 직전에 주님은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신 것 같이 나도 너희를 보내노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부활하신 주님은 제자들을 세상으로 보내셨습니다. 그러면서 그들에게 성령을 주셨습니다. 오늘 아침에도 주님은 우리에게 말씀하십니다. “성령을 받으라.” 오늘 우리에게 성령이 필요한 이유는 우리가 세상으로 돌아가야 하기 때문입니다. 우리를 두렵게 하는 모든 이유들이 그대로 남아 있는 그 현장으로 되돌아가야 하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있어야 할 곳은 예배당이 아닙니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두려워 떠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는 세상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그러나 혼자가 아니라 성령과 함께 말입니다. 끝으로 주님의 마지막 메시지는 “죄를 용서하라”였습니다. 제자들을 죽음과 공포의 나락으로 추락시킨 세상을 용서하라는 말씀이었습니다. 공포에 질린 그들에게 “평강이 있을지어다”란 말씀은 큰 위로였습니다. 세상으로 떠나는 그들에게 “성령을 받으라”는 말씀은 가슴을 뛰게 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원수로 가득한 세상을 “용서하라”는 말씀은 받아들이기 어려웠을 것입니다. 마음 맞는 사람끼리 모여 심리적 평안을 느끼기는 쉽습니다. 종교집회에서 성령을 체험하기도 어렵지 않습니다. 하지만 미움이 가득한 세상에서 용서하는 그리스도인으로 사는 일은 정말 “못할 짓”입니다. 하지만 이 짓을 못한다면 부활절은 무의미합니다. 특별히 총선의 열기가 뜨거운 오늘 상대에 대한 비난과 흑색선전이 난무하는 오늘 용서가 부활의 메시지란 사실이 특별하게 들립니다. 오늘은 부활절입니다. 배덕만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