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단상

2012-02-12 은혜의 때 구원의 날

주사랑교회 0 1,643

제국의 왕자에서 광야의 목동으로 추락한 모세. 살인자의 멍에 속에 왕족의 명성도 청춘의 건강도 사라진 시절 사막의 음침한 골짜기에서 하나님은 떨기나무의 불꽃으로 모세를 찾아오셨습니다. 갈멜산의 영웅에서 광야의 겁쟁이 선지자로 몰락한 엘리야. 바알 선지자 500명을 격파 했던 기상도 3년 기근에 폭풍우를 몰고 왔던 영성도 종적을 감춘 순간 불안에 몸을 떨던 광야 로뎀나무 아래서 하나님은 엘리야를 만나셨습니다. 주님의 수제자에서 배반자로 전락한 베드로. 사람 낚는 어부로 신명나던 3년의 세월을 치욕적인 실망 속에 마감하고 다시 갈릴리의 어부로 돌아갔던 그 때 부활하신 주님이 그의 이름을 부르셨습니다. “요한의 아들 시몬아!” 성경은 이런 이야기들로 가득합니다. 성경은 위대한 영웅들의 신화가 아닙니다. 성경은 일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책이 아닙니다. 오히려 성경은 영웅과 거리가 먼 “찌질한 사람들”의 허접한 이야기들로 넘쳐납니다. 심지어 그런 사람들의 생의 절정이 아닌 바닥으로 추락했을 때 하나님께서 그들을 찾아 오셨습니다. 자기도 자신을 용납할 수 없을 때 주변의 모든 사람들이 자신에게 등을 돌렸을 때 세상에서 더 이상 내려갈 곳도 돌아갈 곳도 없는 절망의 극단적 상황에서 하나님께서 친히 그들 곁으로 다가 오셨습니다. 그리고 그들의 이름을 부르셨습니다. 모세야 엘리야야 시몬아… 존경하는 교수님이 학교에서 파면을 당했습니다. 파행으로 치닫는 학교를 위해 위험을 무릎 쓰고 책임을 다했는데 돌아온 결과는 파면이었습니다. 40대 후반의 나이에 실업자가 된 것입니다. 날벼락입니다. 존경하는 목사님의 암이 재발되어 재수술을 받으셨습니다. 또다시 목회를 쉬어야 한답니다. 목회를 위해 청춘을 불살랐는데 돌아온 결과는 암덩어리였습니다. 인생의 절정기를 병마와 씨름하게 된 것입니다. 청천벽력입니다. 사랑했던 장로님의 사업이 파산했습니다. 훌륭한 목사님의 아들로 태어나 일생동안 신실하게 교회를 섬겼고 마침내 장로님이 되셨습니다. 하지만 교회를 책임져야 할 결정적 순간에 그의 사업이 망했습니다. 참담합니다. 지난 한 주간 동안 들은 이야기입니다. 안타까운 소식을 전해 듣는 동안 할 말이 없었습니다. 삶의 허망함과 말의 무능함에 진저리를 쳤습니다. 그러나 말씀을 준비할 때 모세가 보였습니다. 엘리야와 베드로가 떠올랐습니다. 늙은 모세를 불러 에굽으로 보내시는 하나님이 보였습니다. 겁에 질린 엘리야를 불러 아합의 궁전으로 파송하시는 하나님을 기억했습니다. 낙망한 베드로에게 “내 양을 먹이라”는 주님의 음성을 들었습니다. 그렇습니다. 바로 이때입니다. 이때야말로 “은혜 받을 만한 때”요 “구원의 날”입니다. 우리가 그토록 열망하는 날  꿈에도 소망하던 순간 바로 하나님을 만나는 순간입니다. 할렐루야! 낮은 곳에 임하시는 하나님이십니다.                                                                                                                        배덕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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