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이나 명예가 삶에서 중요하지만 그것들은 삶의 도구일 뿐 목적일 수 없습니다. 돈과 명예가 필요한 것도 자기 자신 보다 사랑하는 사람을 위한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부모님의 희생이 궁극적으로 자식들을 위한 것임을 우리는 잘 압니다. 그러기에 삶에서 가장 고통스러운 것은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이며 역으로 가장 행복한 순간은 사랑하는 사람과 더불어 살 때일 것입니다. 명절마다 사람들이 고향을 찾고 실향민들이 임진각에서 통곡하며 연인들이 결혼을 꿈꾸는 것은 모두 같은 이유 때문입니다. 결혼 주례사의 유명한 구절 중 “비가 오나 눈이 오나 건강할 때나 아플 때나” 혹은 “검은 머리가 파뿌리가 될 때까지”가 있습니다. 결혼한 부부의 연이 어떤 상황에서도 변치 않길 바라는 간절한 마음이 담긴 구절입니다. 결혼 예물로 다이아몬드가 사용되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지요. 하지만 그렇게 사람들 앞에서 굳게 다짐하고 값비싼 예물에 소망과 맹세를 담아도 사랑의 관계를 오래 보존하는 것은 현실에서 매우 어렵습니다. 사랑하고 존경했던 부모님은 때가 되면 우리 곁을 떠나십니다. 영원할 것 같았던 친구의 우정도 세월을 이기지 못합니다. 마태복음 1장에는 아기 예수의 탄생기록이 나옵니다. 요셉에게 나타난 천사가 마리아 임신의 전후사정을 설명하고 아기 이름을 “예수”라고 지어줍니다. 이때 마태는 이 사건을 선지자 예언의 성취로 천명하며 “임마누엘”이란 또 다른 이름을 소개합니다. “하나님이 우리와 함께 계시다”는 뜻입니다. 이것은 마태복음 마지막 장에서 예수님의 입을 통해 다시 한 번 강력히 선포됩니다. “볼지어다. 내가 세상 끝 날까지 너희와 항상 함께 있으리라.” 결국 마태복음을 통해 소개된 예수님은 우리와 함께 계신 하나님이셨습니다. 즉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사랑은 우리와 항상 함께 계심으로 표현되고 실천된다는 뜻입니다. 새해를 시작하며 한 가지 사실을 기억합시다. 우리가 따르는 주님은 임마누엘이십니다. 그분의 존재 자체가 그러하며 자신의 입술로 친히 약속하셨습니다. 우리와 항상 함께 하시겠다고. 우리와 가장 가까운 사람마저 우리와 함께 하지 못할 때 주님은 우리와 함께 하십니다. 우리를 가장 사랑하는 사람조차 우리를 지키지 못할 때 주님은 우리를 지키십니다. 우리의 가장 소중한 사람까지 우리를 기억하지 못할 때 주님은 우리를 기억하십니다. 임마누엘 우리의 주님이십니다. 배덕만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