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아이들과의 전쟁입니다. 좀더 놀기 원하는 아이들과 그 아이들에게 좀더 공부시키려는 아내 사이에 “톰과 제리”의 쫓고 쫓기는 게임이 매일 되풀이 됩니다. 방에서 공부하고 있던 녀석들은 어느 틈엔가 TV 앞에서 넋을 잃고 공부 좀 하는가 싶으면 채 5분도 안되어 냉장고문을 열고 있습니다. 무지막지하게 떠들던 녀석들이 잠잠하다 싶으면 어느 샌가 천사 같은 표정으로 잠에 골아 떨어졌습니다. 이런 녀석들을 지켜보는 아내는 복장이 터집니다. 잘 해줘야지 소리치지 말아야지 하루에도 수십 번씩 다짐하건만 어느 새 아내의 금속성 소프라노는 하늘을 찌릅니다. “야!!!! 뭐 하는 거야!!!! 공부는 언제 할꺼야!!!! 이 놈들!!!” 물론 아이들도 이해가 됩니다. 하루 종일 학교에서 공부하고 집에 돌아오면 다시 학원가방을 메고 집을 나섭니다. 해가 진 후에 피곤과 허기 속에 집으로 돌아오면 다시 산더미 같은 숙제들이 그들을 기다립니다. 결국 늦은 밤까지 아이들은 공부의 덫에서 벗어나지 못합니다. 마침내 밀려오는 졸음을 견디지 못한 아이들은 무거운 걸음으로 잠자리에 듭니다. 무정한 해는 다시 어김 없이 떠오르고 일어나라는 엄마의 목소리는 사랑의 세레나데가 아니라 무서운 군대의 기상나팔소리 같습니다. 피곤에 눌린 아이들은 다시 힘겨운 하루를 시작합니다. 언제 끝날지 모르는 아이들의 고달픈 인생입니다. 아직 철들지 않은 아이들이 태산 같은 공부를 즐기길 기대하는 것은 보모들의 무모한 꿈입니다. 더욱이 우리 아이들은 천재도 아니요 학자도 아닙니다. 좀더 놀고 싶고 좀더 웃고 싶고 좀더 사랑 받고 싶은 철 없는 꼬마들일 뿐입니다. 그런데 우리 어른들은 그런 아이들을 공부하는 기계로 만들고 있습니다. 우리 어른들은 이 세상을 어린이들을 위한 “꿈돌이 동산”이 아닌 “무서운 정글”로 만들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 어른들은 아이들에게 “사랑스럽고 존경스런 부모”가 아니라 “무섭고 잔인한 조련사”가 되고 있습니다. 이런 세상은 아이들도 원치 않고 어른들도 바라지 않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그렇게 살고 있습니다. 곁에서 뛰노는 아이들을 바라보며 한 없이 기뻐하셨던 예수님을 뵐 낯이 없는 오늘입니다. 애들아 미안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