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단상

2011-10-09 엠마오로 가는 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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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이전 문제로 마음이 혼란했던 때가 있습니다. 성도들에게 이 프로젝트는 돈이 아니라 믿음의 문제라고 큰소리를 쳤지만 정작 혼자 있을 때는 감당해야 할 돈 때문에 부담이 컸습니다. 정작 믿었던 분의 약속이 어그러지면서 마음의 부담은 고통으로 변했습니다. 하지만 애써 아무렇지도 않은 듯이 태연한 척 행동했습니다. 그런 와중에 태안으로 집회를 떠났습니다. 그러나 3시간 동안 운전대를 잡고 있는 동안에도 마음속에는 그 밤의 집회 대신 교회이전에 대한 고민으로 가득했습니다. 어떻게 운전을 했는지 지나 온 길의 풍경은 어땠는지 전혀 기억이 없습니다. 다만 어떻게 기일 내에 잔금을 치르고 교회 이전에 따른 소소한 비용들을 충당할지 그리고 그 이후의 증가된 월세는 어떻게 감당할지에 대한 걱정으로 마음은 온통 먹구름이었습니다. 그렇게 2시간 반 정도가 지났을 때 비로소 저는 기도하기 시작했습니다. 무거운 머리를 흔들면서 하나님의 이름을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순간 저도 모르게 기도 대신 저의 입술에서 이런 터져나갔습니다. “덕만아 더 이상 고민하지 말라. 주께서 이루시리라. 반드시 이루시리라.” 열 번도 넘게 이 선포가 반복되었습니다. 저녁 집회를 무사히 마친 후 함께 기도하는 시간이 있었습니다. 성도들과 함께 한참 동안 열정적으로 기도했습니다. 기도가 끝나갈 무렵 기도 인도자가 주님의 위로를 바라며 침묵으로 기도하자고 제안했습니다. 그 순간 저의 마음속에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덕만아 힘들지. 힘들면 힘들다고 해. 주님께 너의 짐을 내려 놔. 그분이 도와주실 거야. 혼자 몸부림치다 쓰러지지 말고 이제는 주님께 힘들다고 고백해. 그렇게 해.” 저는 그 목소리에 따라 제 평생 처음으로 주님께 고백했습니다. “주님 저 힘들어요. 정말 힘들어요. 도와주세요.”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돌아가신 후 두 제자가 엠마오로 도망치고 있었지요. 그 길에서 주님이 그들에게 다가왔습니다. 그리고 성경을 읽어주셨습니다. 곧 그들의 마음이 뜨거워졌고 눈이 열려 그분이 주님이심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 후에 그들은 발걸음을 돌이켜 다시 예루살렘으로 돌아가 주님의 부활을 제자들에게 알렸습니다. 이 두 제자들처럼 우리도 살면서 무서운 현실 앞에서 도망치고 싶은 때가 있습니다. 더 이상 아무 것도 할 수 없을 것만 같은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바로 그때가 우리에게 주께서 찾아오시는 시간입니다. 그분이 우리에게 말씀을 통해 당신의 부활을 알려주시고 우리에게 다시 도전할 수 있는 힘과 용기를 주십니다. 그렇게 우리의 위기는 기회로 우리의 절망이 희망으로 역전되기 시작합니다. 주사랑 교우들이여 삶으로부터의 도피를 꿈꿀 만큼 절박한 위기에 처해 있다면 기억합시다. 엠마오로 가던 제자들 태안으로 달려가던 배 목사 그리고 이들에게 찾아오셔서 말씀하셨던 주님 그 후에 변화된 그들의 삶을 말입니다. 이제는 당신의 차례입니다.                                                                                                                         배덕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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