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렌타인 데이입니다. 어제 밤에 한 성도로부터 초콜릿 두 알을 선물 받았습니다. 자정에 금요기도회를 끝내고 집에 돌아 왔는데 주차할 곳이 없었습니다. 한참을 돌다가 집에서 멀찍이 떨어진 곳에 차를 세웠습니다. 어두운 골목길을 걸어오며 초콜릿을 꺼내어 아내와 하나씩 나누어 먹었습니다. 정말 맛있었습니다. 평소 초콜렛을 즐겨 먹지 않았지만 지난 밤의 초콜렛은 진짜 맛있었습니다. 집에 돌아 왔더니 아이들 셋이 우리 침대에 나란히 누워 곤하게 자고 있었습니다. 아이들을 자기들 침대로 옮기려다 아내에게 그대로 두자고 했습니다. 대신 우리가 아이들의 침대로 가서 함께 누워 잤습니다. 일곱 난장이 침대에 누운 백설공주처럼 꼬마들의 작은 침대에 웅크리고 잤습니다. 조금 불편했지만 재미 있었습니다. 행복했습니다. 그리고 오랜만에 늦잠을 잤습니다. 아침에 일어나 아이들이 자고 있는 침대로 조용히 갔습니다. 이불 속으로 들어가 둘째 아이를 살며시 안았습니다. 스스르 눈을 뜬 아이가 “아빠 저것 보셨어요?” 하고 졸린 눈을 비비며 물었습니다. 가리키는 곳을 보니 책상 서랍 한 쪽에 작은 메모가 달려 있었습니다. 거기에는 “2월14일에 여시고 이날 꼭 열어주시길 바랍니다. 소연”이라고 적혀 있었습니다. 열어보니 금색종이로 포장된 초콜릿 하나와 편지가 들어 있었습니다. 편지에는 “아빠에게 이 발렌타인 데이 초콜릿을 드릴께요. 2009년 2월 14일. 둘째 딸 소연 올림”이라고 써 있었습니다. 저는 아이를 다시 한번 꼭 안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성도로부터 받은 두 알의 초콜릿과 딸 아이로부터 받은 작은 가나 초콜릿. 이번 발렌타인데이에 이 작은 두 초콜릿이 저를 무척 행복하게 했습니다. 달콤한 초콜릿 때문만이 아니라 제가 사랑하고 섬겨야 할 소중한 보물들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작은” 초콜릿 속에 담긴 그들의 “하늘만큼 땅만큼” 커다란 사랑과 감사를 보았기 때문입니다. 저의 남은 생애가 늘 이번 발렌타인 데이만 같았으면 좋겠습니다. Oh. Happy Day!!! 배덕만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