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엘의 진면목
아버지의 잃어버린 암나귀들을 찾아 나섰던 사울은 그 상황을 전혀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개인적으로, 그는 외모가 출중하고 마음도 선했지만, 집안 배경이나 리더십 면에서 지도자로서
한계가 분명했습니다. 특히, 사무엘이란 탁월한 지도자와 비교할 때, 또 그가 아직까지 건재한 상황에서,
사울이 장차 이스라엘의 왕이 되리라고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무엇보다, 사울 자신이 자신의 처지를 너무나 잘 알았기에, 그런 꿈은 꾸지도 않았습니다.
하지만 사울은 이스라엘의 왕이 되었고, 그 과정에서 사무엘이 결정적인 기여를 했습니다.
잘 알려진 것처럼, 사무엘은 이스라엘 백성이 자신들의 왕을 요구했을 때, 마음이 크게 상했습니다.
그런 요구를 자신의 업적에 대한 무시와 권세에 대한 도전으로 이해했기 때문입니다.
그런 뜻밖의 상황이 바로 자신의 실정에서 기인했다는 것은 생각지도 못한 채 말입니다.
하지만 하나님의 위로를 받고 하나님의 뜻을 정확히 들은 후, 그는 개인적 감정을 접고 하나님께 순종했습니다.
자기를 찾아온 사울을 만났을 때, 사무엘은 자신보다 나이나 지위, 경험이나 명성에서 비교도 할 수 없는
사울을 극진히 대접했습니다. 사무엘은 사울을 자신의 식탁에 초대했습니다. 그의 가문과 그를 이스라엘이
사모하는 자(혹은 보물)라고 칭찬했습니다. 객실에서 초대된 30명 중 가장 높은 자리에 사울을 앉혔습니다.
그리고 제사 후 자신의 몫이 된 제물의 넓적다리를 사울에게 주었습니다. 사무엘은 자신의 처지에서 최선을
다해 그를 환대한 것입니다.
이 장면은 진정한 순종의 예를 보여줍니다. 사무엘처럼, 하나님의 뜻을 깨달은 후엔 자신의 생각을 확실하게 접어야 합니다.
이 장면은 진정한 섬김의 예도 보여줍니다. 사무엘처럼, 섬길 때는 아랫사람에게도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이렇게 이 장면은 타락한 “갑질”의 세상을 확실하게 뒤집는 하나님나라의 단면을 보여줍니다. 하나님나라는
하나님의 뜻에 따라 사자가 어린양을 돌보며 함께 사는 세상입니다. 사울 같은 사람도 사무엘의 도움 속에
왕이 될 수 있는 그런 세상 말입니다.
새해가 시작되어, 새로운 지도자들이 세워졌습니다. 어쩌면 새로 임명된 지도자는 가장 탁월한 인물이 아닐 지도 모릅니다.
오히려, 주변에 경험과 식견 면에서 더 훌륭한 분들이 많이 계실 것입니다. 이제 중요한 것은 그분들의 역할입니다.
미완성의 지도자를 탁월한 지도자로 성장시킬 과제가 바로 그 분들에게 있기 때문입니다. 부디 하나님을 신뢰하고
새 지도자를 섬김으로써, 하나님나라가 그 조직 안에 이루어지길 진심으로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