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단상

2009-02-01 저는 아직도 한참 멀었나 봅니다

최고관리자 0 2,702
극동방송의 “복음의 메아리”란 프로그램에서 교회사를 강의하고 있습니다. 일주일에 한번씩 총 25주 동안 강의합니다. 하지만 저는 이 강의에 대해 한동안 불만이 많았습니다. 첫째 25회나 강의를 하지만 강사료는 한 푼도 없습니다. 둘째 10분짜리 강의안을 만드는데 평균 2시간 이상이 소요됩니다. 셋째 녹음을 위해 서울까지 가야 합니다. 오가는 시간과 교통비가 장난이 아닙니다. 넷째 스튜디오에서 혼자 녹음을 하는데 전혀 강의하는 맛이 나질 않습니다. 다섯째 중국과 북한으로 방송이 나가지만 누가 듣는지 안 듣는지 통 알 길이 없습니다. 끝으로 대전에는 방송이 나오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곳에서는 듣는 사람도 없습니다. 선교하는 심정으로 하고 있지만 보람이나 감동을 느낄 수 없었습니다. 지난 설날에 처가댁 식구들과 함께 처 외삼촌께 세배하러 갔습니다. 외삼촌은 시각장애인으로 혼자 지내고 계십니다. 어려운 형편에도 우리 교회에 매달 후원금을 보내주시기 때문에 아주 오랜만에 찾아 뵙고 인사를 드렸습니다. 그런데 외삼촌께서 우리를 맞이하자마다 극동방송에서 저의 강의를 매주 듣고 있다며 녹음해 놓은 저의 강의를 사람들에게 들려주셨습니다. 매주 목요일마다 저의 강의를 듣기 위해 새벽 4시에 일어난다고 하셨습니다. 몇 번은 강의를 듣기 위해 일어났지만 너무 졸려서 그만 강의를 듣지 못했다고 오히려 제게 미안해 하셨습니다. 끝으로 저희 교회를 위해 하루에 세 번씩 빠짐없이 기도한다면 한번 저를 격려하셨습니다. 말씀을 들으며 저는 정신이 번쩍 들었습니다. 한없이 부끄러웠습니다. 외삼촌의 말씀을 들으며 작은 일에 충성하는 것 어려운 환경에서도 최선을 다하는 것의 소중함 다시 한번 깨달았습니다. 어려운 환경에도 조카사위를 위해 새벽마다 일어나 강의를 듣고 부족한 생활비를 쪼개어 아낌없이 후원금을 보내며 우리 교회를 위해 하루 세 번씩 변함없이 기도하시는 모습 앞에 저는 고개를 숙였습니다. 어린아이도 함부로 대하지 않으시고 간음한 여인마저 정성과 예의를 다하시며 제자들을 사랑하시되 끝까지 사랑하신 주님을 떠올리며 다시 한번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러움이 없기를” 소망해 봅니다. 저는 아직도 한참 멀었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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